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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돼지를 기르는 농가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네팔 돼지의 73%가 비위생적인 방목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특히 테라이 지역에서는 양돈 농장의 80%가 청결한 시설을 갖추지 못해 공중보건과 농장 운영 모두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불공정한 유통 구조 때문에 중간 상인들에게 의존해 헐값에 돼지를 팔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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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바하두르 타망 (Dil Bahadur Tamang)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한국에서 일했습니다. 정육점에서 근무하며 돼지고기 손질부터 위생관리, 고객응대까지 모든 과정을 배웠습니다. "한국의 정육점은 깨끗하고 체계적이었습니다. 고객들은 안심하고 고기를 샀고, 양돈 농가들도 정당한 값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객과 공급자 모두를 존중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는 딜이 네팔에서 자라면서 보아온 환경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한국의 정육점은 모든게 깨끗하고 체계적이었고, 고객들도 저희를 믿고 고기를 사셨죠. 한국에서 10년 일하면서 "네팔에도 이런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팔에 돌아와서 여전히 열악한 지역 정육점들을 보니까, 이거 내가 직접 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2021년, 딜은 카트만두에 한국 미트샵(Hankook Meat Shop)을 설립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위생, 품질, 고객 서비스를 네팔 정육 산업에 도입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중간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고, 농가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소비자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고기를, 농가는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그 안에는 “네팔의 정육 문화를 바꾸겠다”는 큰 비전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국 미트샵은 단순히 고기를 파는 공간이 아닙니다. 농업과 식품 유통이 공정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모델입니다. 이 가게는 치트완, 다딩, 카스키 지역의 10개 소농가로부터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직접 공급받습니다. 중간 유통을 없애 공정하고 안정적인 가격을 농가에 제공하며,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위생적인 고기를 전달합니다. 딜은 한국에서 배운 위생관리와 고객 응대 방식을 기계 설비부터 포장, 직원 서비스까지 모든 운영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이미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농가는 안정적인 구매처를 확보해 미래를 계획하고, 해외에서 돌아온 청년들도 이곳에서 의미 있는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카트만두의 식당과 한국 커뮤니티도 단골 고객이 되었습니다. 딜은 “작은 농장도 존중받을 수 있고, 네팔에도 정직하고 깨끗한 식품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