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초 독립국 동티모르는 약 450년 동안 포르투갈과 인도네시아로부터 식민 지배를 받았습니다. 아르제니오 씨가 태어난 1990년대는 동티모르는 독립운동이 활발히 진행됨과 동시에 인도네시아의 학살과 내전으로 아픔이 가득했던 격동의 시기 였습니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아르제니오 씨는 태어났을 때부터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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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2002년, 동티모르가 마침내 독립을 선언하면서 아르제니오 씨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동티모르에서 그의 부모님은 작은 양계장을 운영했고, 아르제니오 씨는 방과 후 부모님을 도와 닭을 키웠습니다. 그는 마을 사람들이 가족 농장에서 키운 건강한 닭을 즐겨 찾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고, 나중에 커서 양계장을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저는 친구들과 노는 대신 부모님을 도와 양계장에서 닭을 키웠어요. 어릴 적부터 닭을 돌보고 같이 자란 덕분에, 닭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 저희 양계장에서 키운 건강한 닭과 계란을 먹는 것을 보면 항상 기쁘고 뿌듯했죠.”
어느덧 성인이 된 아르제니오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20살 젊은 나이에 외국인 노동자로 한국에 왔습니다. 처음 한국의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 적응을 도움만큼 한국 생활이 익숙해졌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 친구들을 만나며 아르제니오 씨는 동티모르에 양계장을 만들어 동티모르 청년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동티모르에 청년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양계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면, 이 친구들도 외국에 나오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을 거에요."
동티모르는 축산 시설과 장비, 기술이 부족하여 대부분 닭고기를 인도네시아나 브라질 같은 나라에서 냉동으로 수입합니다. 그러나 동티모르의 열악한 운송 시스템과 식품 보관 관리로 인해 닭고기가 녹아 상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냉동 닭고기를 먹고 배탈이나 식중독에 걸리는 일이 흔합니다.
“동티모르에서 신선한 닭고기를 구하기란 쉽지 않아요. 그래서 동티모르 사람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냉동 닭을 먹어야만 하죠. 냉동 닭 중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상한 것들이 종종 있어서 냉동 닭을 먹고 배탈이 나거나 식중독에 걸리는 사람도 많아요.”
상한 닭고기를 먹고 아픈 동티모르 사람들에게 신선한 닭고기를 제공하고 싶었던 아르제니오 씨는 동티모르에 글로파 양계장을 만들었습니다. 양계장에서는 토종닭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닭장을 넓게 만들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등 닭들을 체계적으로 기르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청년들을 고용하여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르제니오씨는 더 브릿지 창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구축한 양계장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양계장과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양계 가공 공장을 만들고 유통 과정을 개선하여 동티모르 사람들에게 신선한 닭고기를 공급하고, 지역 청년들을 고용하여 동티모르 청년들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함께 일 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드려고 합니다.
글로파 양계장이 동티모르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고 더 나아가 동티모르 지역사회 청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터전이 될 수 있도록 아르제니오 씨를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