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자란 다니엘(Daniel)은 어릴 적부터 과학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망가진 라디오를 분해하고 조립하며 엔지니어를 꿈꿨던 다니엘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통신사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되었지만, 다니엘은 여전히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게 나쁘진 않았어요. 오히려 어렸을 때보다 더 안정된 삶을 살게 됐죠. 그래도 항상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저만의 용접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돈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죠."
어느 날, 다니엘에게 뜻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갑자기 마신디(Masindi)라는 우간다 중서부 농촌 지역으로 발령받게 된 것 입니다. 그동안 꾸준히 모아왔던 돈으로 용접 작업장을 만들 계획이 물거품이 되자 다니엘은 절망에 휩싸였습니다.
"회사에서 마신디로 발령받았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저의 꿈이 산산조각 부서지는 느낌이었어요. 농촌에서 엔지니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무거운 마음으로 마신디에 도착한 첫 날, 다니엘은 마을을 돌며 고객들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다니엘은 작은 초가집에 들어선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작은 초가집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숨이 턱 막히고 눈이 따가웠어요. 원룸 같은 좁은 집 안은 푸연 연기로 가득 차 있었죠. 한쪽에는 아주머니가 모닥불을 피우고, 아이들이 그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밥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도시에서만 살았던 저에게 연기 속 가족들의 모습은 큰 충격이었죠."
ⓒ University of Liverpool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연기를 ‘요리매연(Cooking Fume)’이라고 부릅니다. 요리매연은 집 안 공기를 더렵혀서 숨 쉬기 어렵게 만들고, 우리의 몸 속으로 들어가 뇌졸증, 폐암, 치매 같은 병을 일으킵니다. 그 날 이후, 다니엘은 어떻게 하면 요리매연 없는 깨끗한 주방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저렴한 쿡스토브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마신디 사람들은 비싼 쿡스토브 때문에 모닥불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였습니다.
“마신디에도 연기가 덜 나는 쿡스토브가 있지만, 그 가격이 너무 비싸요. 쿡스토브 하나 당 6만원 인데, 마신디 사람들 월급의 60%가 넘어요. 물론 마신디 사람들도 모닥불 연기가 건강에 나쁜 건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죠."
쿡스토브를 만들기로 결심한 다니엘은 학교를 중퇴하고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청년들을 찾아갔습니다. 다니엘은 청년들을 모아 이들에게 금속판 가공, 점토 거푸집 조립 등 쿡스토브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며 자립프로젝트 SafePlan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탕수수 농장 청년들과 함께 쿡스토브를 만들게 된 계기는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비록 저는 기회가 없어 먼 길을 돌아왔지만, 이 친구들은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니엘은 앞으로 청년들과 함께 마신지 지역을 넘어 우간다 전국의 저소득층에게 쿡스토브를 전달하고 싶다고 합니다. 다니엘과 함께 우간다 농촌 사람들이 안전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겠어요?